운동의 과학 | @Point_B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도록 뛰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습니다.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을 보며 나는 "내 몸속 지방이 태워져서 눈앞의 땀으로 흘러내리고 있구나"라는 뿌듯한 착각에 빠지곤 했습니다. 아마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생화학 논문과 데이터를 들여다보다가, 내가 알던 상식이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태운 체지방은 결코 땀이나 에너지라는 무형의 불꽃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밤낮으로 달려서 기어코 빼낸 지방의 대부분은 지금 내 '숨결'을 통해 공기 중으로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지방은 '에너지'나 '땀'으로 변해서 사라질까?
많은 트레이너나 미디어에서는 "지방을 태워 에너지로 쓴다"고 말합니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지방이 열이나 순수한 동력으로 물리적 소멸을 일으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혹은 땀을 뻘뻘 흘리는 사우나를 하고 나서 몸무게가 줄어들면 지방이 수분이 되어 빠져나갔다고 믿기 쉽습니다.
그러나 질량 보존의 법칙에 의해, 우리 몸속에 고체 형태로 저장되어 있던 체지방은 반드시 그만 한 질량을 가진 다른 화학 물질로 변환되어 몸 밖으로 배출되어야 합니다. 영국의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발표된 물리학자 루벤 미어맨(Ruben Meerman)과 뉴사우스웨일스대 안드류 브라운(Andrew Brown) 교수의 연구는 이 배출 경로를 추적해 놀라운 답을 내놓았습니다.
지방 분해의 핵심, 호흡의 화학 반응식
우리 몸에 저장되는 전형적인 체지방 세포의 분자식은 C55H104O6(트리글리세라이드)입니다. 이 거대한 지방 분자가 산소와 만나 산화(분해)될 때 일어나는 생화학적 반응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화학 반응식을 질량 기준으로 정밀하게 계산해 보면 놀라운 비율이 도출됩니다. 산화된 지방 10kg이 있다고 가정할 때, 정확히 8.4kg은 이산화탄소(CO2)의 형태로 변하고, 나머지 1.6kg만 물(H2O)로 변환됩니다.
즉, 우리가 힘들게 감량한 체지방의 무려 84%는 날숨을 쉴 때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이고, 고작 16%만이 땀, 소변, 눈물 등을 통해 배출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숨만 크게 쉬면 살이 빠질까?
"지방이 이산화탄소로 나간다면, 가만히 앉아서 호흡만 가쁘게 몰아쉬어도 다이어트가 되겠네?"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습니다. 신진대사율을 높이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호흡만 빠르게 하면, 지방이 타는 게 아니라 혈액 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져 "과호흡 증후군"으로 실신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우리 몸이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만들어내도록 고안된 환경, 즉 근육을 움직여 대사 활동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내가 운동을 할 때 숨이 가빠지는 진짜 이유는 근육이 세포 호흡을 통해 체지방을 열심히 분해하고, 그 결과물로 나온 이산화탄소를 몸 밖으로 빠르게 뱉어내기 위한 생존 본능적 반응이었던 것입니다.
나는 오늘 이 과학적 사실을 되새기며 다시 운동화를 신습니다. 이제는 땀을 흘리는 양에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내가 러닝머신 위에서 뱉어내는 거친 숨소리 하나하나가 실제로 내 몸속 지방 세포를 공기 중으로 흩뿌리는 소리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다이어트는 단순히 몸을 혹사시키는 과정이 아니라, 호흡을 통해 내 몸의 원소를 지구의 대기와 교환하는 아주 정교한 생화학적 현상입니다. 오늘 유난히 무겁게 느껴지는 숨결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당신의 지방이 사라지고 있는 증거입니다.
인간과 사물의 본질을 과학과 융합으로 풀어냅니다. @Point_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