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곤한 몸을 뉘이고 막 잠에 들려는 찰나, 갑자기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기분이 들며 몸이 '번쩍' 하고 튀어 오른 적 있으시죠? "누가 나를 밀었나?" 싶을 정도로 생생한 이 현상, 사실은 우리 뇌가 저지른 아주 귀여운(?) 착각 때문입니다.
전문 용어로는 '수면 놀람증' 혹은 '수면 이간증'이라고 부릅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70%가 경험하는 아주 흔한 증상이죠. 병도 아니고 심리적인 문제도 아닙니다. 근육이 이완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근육 경련'입니다.
우리가 잠에 들면 심박수가 떨어지고 근육이 아주 느슨하게 풀립니다. 그런데 몸이 너무 피곤한 상태에서 잠에 들면, 이 이완 과정이 평소보다 급격하게 일어납니다.
이때 우리 뇌(특히 대뇌피질)는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어? 근육이 이렇게 갑자기 힘을 뺀다고? 이건 잠드는 게 아니라 추락하는 거 아냐? 죽을지도 몰라!"
뇌는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벨을 울리고, 다시 근육을 강제로 '수축'시키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그 결과 우리 몸이 '퍽' 하고 튀어 오르게 되는 것이죠.
진화 심리학자들은 이 현상의 기원을 '나무 위 생활'에서 찾기도 합니다. 과거 인류의 조상이 나무 위에서 잠을 자던 시절, 근육이 너무 풀려 아래로 떨어지면 죽음과 직결되었습니다. 그래서 뇌가 추락의 징후를 느끼자마자 몸을 깨우도록 진화했다는 설이죠.
오늘날 우리가 침대에서 느끼는 추락감은, 아주 오래전 나무 위에서 살아남으려 했던 조상님들의 생존 본능이 아직 우리 몸에 남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이 현상은 몸이 과하게 긴장했거나 카페인을 많이 섭취했을 때 더 자주 나타납니다.
[마치며]
자다가 깜짝 놀라 깼을 때 기분은 좀 나쁘지만, 한편으로는 내 뇌가 나를 살리려고 밤낮없이 감시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늘 밤엔 내 뇌에게 "나 안 떨어지니까 안심해"라고 한마디 해주고 편안하게 잠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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